일상생활 속의 유아수학

‘수학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라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포자’, ‘복잡해’, ‘머리가 아파’, ‘담 쌓았어’ 등으로 표현하면서 얼굴을 찌푸리기도 한다. 필자 또한 그러한 사람 중 하나였다. 그렇지만 문헌을 고찰하고 공부를 하다 보니 수학이라는 것은 우리 생활 속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즉, 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주유하면서 기름의 양과 금액을 예측할 때, 은행 업무를 행할 때, 날씨를 예측하는 기상예보를 매일 들여다보고, 매일 사용하는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등을 활용하면서 다양한 수학적 기호가 삶의 동반자처럼 따라다니지 않은가! 뿐만 아니라 모든 생활 곳곳에 우리의 인생은 수학적 에피소드로 가득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상상력 사전>에서 거의 모든 언어권에서 이야기를 뜻하는 단어와 셈을 뜻하는 단어가 유사하다고 하였다. 프랑스어에서 단편소설을 의미하는 단어가 콩트(conte)인데 셈을 뜻하는 단어는 발음이 같은 콩트(comte)이다. 영어에서는 세다(count)와 이야기하다(recount), 중국에서는 세다(shu)와 이야기하다(shu)라고 한다. 아마도 언어나 숫자의 근원적 속성이 모두 상징과 규칙이라는 공통점 때문일 것이다. 글자를 빨리 깨우치는 아이 중에서 문학적 능력이 아니라 수학적 능력이 발달한 아이가 있다. 글자도 수학과 같은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최명희, 2016). 이제는 어렵다고 피하지만 말고 우리가 항상 사용하는 언어와 같이 활용되기 때문에 수학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하나씩 덜어내면서 우리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여보는 것은 어떨까?

현대사회는 빅데이터, 알고리즘,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의 출현으로 일상의 삶이 급속하게 변화되고 있다. 이에 수학적 능력, 문제해결능력, 창의력, 의사소통기술 등과 같은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국가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역량 중 수학적 능력은 컴퓨터 및 과학능력과 함께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개인의 일상생활과 직업생활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들을 창의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렇듯 수학적 능력은 우리의 삶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될 뿐 아니라 특히, 추후 학업성취에 중요한 예측변인(Clements, 2001)으로 인간발달의 결정적 시기인 유아기 때 형성되어 이후의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2019 개정누리과정 자연탐구영역에서 ‘생활 속의 문제를 수학적으로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는 유아가 물체의 특성과 변화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탐색하고, 물체를 세어 수량을 알아보고, 물체의 위치와 방향, 모양을 알고 구별하며, 길이와 무게 등의 속성을 비교하고, 반복되는 규칙을 찾아보고, 모은 자료를 기준에 따라 분류하며 생활 속의 문제를 탐구하는 내용을 의미한다. 이렇듯 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는 수많은 수학적 개념과 원리들을 이해한다면 교사나 부모는 영유아가 수학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긍정적인 수학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유아들을 꼬마수학자로 탄생시킬 수 있을까? 일상생활 속 수학은 무엇일까? 이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수학적 상황을 통해 자연스럽게 유아들이 수학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의도적으로 발음이나 말하기를 가르치지 않아도 부모, 교사와 일상적 대화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언어를 배우는 이치와 같지 않을까?

또한 수학적 환경을 제공해줘야 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일상적 상황에서 부모나 교사가 유아가 수학에 관심을 가지고 탐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놀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시작하여 유아가 관심을 보일 때 이루어지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만약, 유아가 오답을 말할 경우 ‘틀렸다’가 아니라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를 다시 한번 물어보는 것이다. 성인중심의 놀이보다는 유아중심의 놀이로 전개되어야 한다.

다음은 일상생활 속의 수학활동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물체를 세어 수량을 알아본다.

예) 우리 반 친구들이 몇 명인지 세어보기, 옷에 있는 단추 세어서 채워보기,

계단 올라가며 계단의 수 세기

둘째, 물체의 위치와 방향, 모양을 알고 구별한다.

예) 가위, 바위, 보하며 계단 올라가기, 거울로 주변 살펴보기

셋째, 일상에서 깊이, 무게 등의 속성을 비교한다.

예) 키 재기, 신체(손, 발)를 이용하여 물건의 길이 재기, 일정량의 물 따르기

넷째, 주변에서 반복되는 규칙을 찾는다.

예) 식탁에 숟가락, 젓가락 놓기, 횡단보도 색 관찰하기, 신발 끈 끼우기

다섯째, 일상에서 모은 자료를 기준에 따라 분류한다.

예) 전화걸 때 숫자 누르기, 가족이나 친구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분류하기

(나이, 성별, 키, 사는 곳)

위에 제시한 일상생활 속 수학활동은 유아의 발달적 측면과 사회적 욕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교수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최근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교육적 가치는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수학교육방법이며, 유아의 발달에 적합한, 가정과의 연계가 용이한, 수학의 실용적 측면을 이해하여 긍정적인 수학적 태도를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자! 이제 준비되었나요? 일상적 경험이 수학능력을 튼튼하게 해 줄 수 있게, 그리고 훌륭한 꼬마수학자 탄생을 기대해봅니다.